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리자의 직무 경험에 대한 인식

The Managers’ Perception of Work Experience in Multicultural Family Support Centers

Article information

Hum. Ecol. Res. 2016;54(3):239-250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6 June 22
doi : https://doi.org/10.6115/fer.2016.019
Department of Consumer Information Studies, Keimyung University, Daegu, Korea
홍성희
계명대학교 소비자정보학과
Corresponding Author: Sung Hee Hong  Department of Consumer Information Studies, Keimyung University, 1095 Dalgubeol-daero, Dalseo-gu, Daegu 42601, Korea  Tel: +82-53-580-5863 Fax: +82-53-580-5313 E-mail: hsh@kmu.ac.kr
Received 2015 December 31; Revised 2016 February 16; Accepted 2016 February 18.

Trans Abstract

This study identifies the aspects of a managers’ perceived work experience in a Multicultural Family Support Center and analyzes how work experience backgrounds are formulated.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10 managers from March to September 2015 to understand managers’ work experience. Descriptions from the interviews were analyzed using phenomenological research methods. The result show that their work experience can be categorized into 73 meanings, 10 subcategories, and five themes. The five themes are ‘program development,’ ‘employees assignment optimization,’ ‘use and control network resources,’ ‘deal with changes in needs of multicultural families,’ and ‘supports vs. controls.’ The analysis of the themes and subcategories from each theme allows us to first interpret that managers consider their significant and diversified work tasks overwhelming. Second, they find their jobs fit them and feel personally interested with a sense of duty from their work to overcome stress from heavy workloads. Third, managers put a high value on their work as a hands-on experience that is an officially authorized position from the government. Fourth, they are proud that they contribute to offering welfare services to multicultural families as members of Multicultural Family Support Centers.

서론

2000년 이후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결혼이주여성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다문화가족이라는 새로운 가족유형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제정하고 다문화가족에 대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전국적으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해왔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이 제도적으로 실행되면서 연구 관심도 증가해왔다. 그러나 다문화가족의 생활실태나 문제점, 지원프로그램에 대한 요구 등 다문화가족정책의 수요자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공급자에 대한 연구는 미미한 수준이다. 생활과학 분야에서 공급 또는 종사자 관점의 연구로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지역별 서비스 비교[10], 향후 운영모델 제안[11], 고유 역할과 기능[16], 종사자 교육방안[20]에 대한 논의 등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연구가 있으며, 종사자 개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의 지원정책에 대한 태도 및 인식[15], 방문교육지도사의 직무만족도[6, 12] 연구 등이 있다. 한편 사회복지 및 기타 분야에서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사회복지사의 직무, 직무만족 또는 스트레스에 대한 조사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이들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인력운용 현황[21] 및 업무현황을 밝히고 역량강화와 교육의 필요성[13, 23]을 제기하는 한편 종사자의 업무 과다로 인한 스트레스, 소진[3]과 직무만족도를 분석하여[9, 14, 18, 19] 종사자의 직무 및 근무여건의 한계, 개선점 등을 제시하고 있다.

선행연구에서 지적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직무현황에 의하면 소수의 인력이 상호 간 관련성이 낮은 수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상당수 종사자의 직무만족도가 낮고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못하며[9, 18] 업무 및 역할 과중은 높은 이직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9, 14, 23]. 실제로 2010년에 조사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 중 63.4%의 근무기간이 1년 미만으로[1], 이직률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종사자들은 각자 여러 직무를 동시에 맡아 과다한 업무량을 수행하는 것에 비해 비정규직 신분으로 고용상태가 불안정하며, 더구나 낮은 임금수준은 직무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러한 직무환경에도 불구하고 종사자들의 직무 자체에 대한 만족 혹은 소명의식과 보람[19, 21]은 직무를 지속하게 하는 요인이다.

개인은 직업을 영위하면서 경제적 보상과 비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즉, 직장에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써 임금을 받을 뿐 아니라 직업 특성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감을 경험한다. 따라서 직무만족은 직업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비경제적 보상으로서 의미가 크며, 개개인의 직업 특성과 직업에서의 성공 정도를 판단하는 주관적 평가로서의 의의를 갖는다[5]. 직무만족의 수준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하고 있는 일에 동기를 부여하며, 생산성도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직무만족은 조직의 효율적 관리 운영 측면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개인의 육체적·정신적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며[14], 일에서 경험하는 만족은 생활만족과 매우 관련이 높다[22]. 따라서 개인이 직업을 통해 받는 경제적 보상과 직업에 의미를 부여하고 성취감, 만족을 느끼는 비경제적 보상은 개인의 삶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선행연구에서 지적된 것처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리자의 직무는 과중한 데 비해 낮은 임금, 불안정한 신분은 직무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낮은 직무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리자가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직무 중 본인들이 인지하는 본질적인 직무는 어떤 것이며, 자신이 생각하는 직무와 실제 주어지는 직무에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 왜 발생되는지, 이러한 차이는 직무수행에 어떤 영향을 초래하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본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리자의 직무경험을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직접 경험을 통해 파악하고 직무경험이 비롯된 배경과 맥락, 그리고 조건들을 이해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연구결과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리자의 역할 및 직무에 대한 방향을 재정립하고 센터의 운영을 지원하는 다문화가족지원정책의 체계를 조정하는데 시사점을 줄 수 있다. 또한 관련 연구 분야에서 관리자들의 역량강화와 교육을 위한 실천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론적 배경

1.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리자의 직무 및 직무만족

직무란 종사자가 정규적으로 수행하도록 설정, 교육, 훈련되는 일련의 업무 및 임무를 말하며, 업무 또는 일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각 직위에 배당된 일로서 과업의 종류와 수준이 비슷한 업무들의 집합으로 나타나며, 그 수행과 관련된 권한과 책임이 따르게 된다.

여성가족부에 의하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소수의 정규직 인력에 의존하여 다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므로(as cited in Choi와 Chang [3]) 조직 내 역할분담이 제한될 수 있어 종사자들의 업무 과중을 야기할 수 있다. 업무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특성으로 인해 정형화나 표준화가 제한적이라는 점[17]도 업무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또한 지도감독 및 교육지원 등 조직의 지원이 체계화 되어 있지 못하고, 근무환경이 타 사회복지기관에 비해 열악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3]. Yi [23]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들이 다문화가족의 교육은 물론 상담과 자조모임, 봉사단 운영지원 등 상이한 성격의 각종 프로그램을 연중 수시로 시행하며, 프로그램의 개발과 네트워크 구축, 홍보, 대상자 모집과 실시, 성과 관리, 행정처리, 보고 등의 전 과정을 담당자 1, 2인이 전담하는 실태를 지적하였다. 즉, 센터의 사업유형, 프로그램의 양과 종류가 다양하므로, 종사자들이 여러가지 직무를 과다하게 맡게 되는 상황을 문제로 보는 것이다. 이처럼 소수의 인력으로 역할 분담과 업무 분장이 어려운 소규모 조직에서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종사자들에게 스트레스와 직무에 대한 불만을 초래할 수 있다.

개인이 자신의 직무에 대해 주관적으로 설정한 기준과 그 기준이 충족되었다고 느끼는 정도에는 인식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차이에 따라 직무만족도가 결정된다. 즉, 직무만족은 임금과 같은 객관적 근로조건 뿐 아니라 근로자가 이를 인식하는 주관적 요인에 의해서 형성된다. 직무만족의 결정요인에 관한 이론적 접근으로서, 욕구충족이론에서는 직무 및 직무조건이 개인이 원하는 것을 얼마나 충족시켜 주는가에 따라 만족수준이 달라진다고 설명하는데, 이론의 핵심인 욕구의 인지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보상이론은 욕구충족이론과 대비되는 이론으로, 만족은 개인이 받는 보상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불일치이론은 개인이 기대하는 수요와 실제의 공급을 비교한 결과 직무만족이 결정된다는 것으로, 수요와 공급의 두 측면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 형평이론에서는 직무 수행에 투입된 노력, 근무시간, 경력 등의 투입에 대한 금전적 보상, 승진, 인정 등의 산출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만족수준이 결정된다고 본다. 이상을 종합한 이론으로서 상호작용모델은 직무만족을 모든 특성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함수로 본다[24]. 이처럼 직무만족의 결정요인에 대해 다양한 이론이 제시되는 것은 직무만족이 근로자의 직무 인식과 관련된 여러 하위요인들로 구성됨을 의미한다.

2. 관련연구의 고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의 업무관련특성에 대한 연구로서 Choi와 Chang [3]은 사회복지사의 업무과중이 소진의 위험을 가중시키며, 이는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이들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업무과중은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업무과중이 이직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으나 소진을 통해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쳤다. 즉, 종사자들의 소진은 업무과중의 결과요인이며 이직의도의 선행요인으로 두 변수를 매개하는 영향 변수였다. Jung [9] 또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과다한 업무량은 다양하면서도 연계성이 없는 업무내용, 낮은 보상체계, 업무에 거의 유용하지 않은 교육·훈련 등과 함께 종사자의 직무만족도를 낮추고 이직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보고하였다.

직무만족이 조직관리 및 서비스의 질과 밀접한 관련을 보인다[7]는 맥락에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의 직무만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Kim [14]은 종사자의 직무만족을 감독과 통제, 보수, 승진 및 인사, 사회복지기관과 비교, 동료관계, 근로 및 복리후생의 6가지 요인으로 측정한 결과 전반적인 직무만족도는 낮지 않았으며, 하위요인 중 동료관계 만족이 가장 높은 반면 보수 만족이 가장 낮았다. 보수 만족은 타 기관과 비교했을 때도 현저히 낮았다. 한편 종사자들은 직무와 관련하여 업무량 대비 낮은 급여의 인상, 초과근무 및 주말근무를 해결하기 위한 인력 충원, 빈번한 잔업이나 야근에 대한 수당을 원했다. 결국 이들의 직무만족도를 낮추는 요인은 낮은 보수와 업무과다로 볼 수 있다. Kang과 Park [12]의 연구에서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방문교육지도사의 직무만족도 하위변인 중 업무자체에 대한 만족도, 인간관계 만족도 순으로 높았던 반면 보수 만족도, 전·이직에 대한 만족도 순으로 낮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방문교육지도사의 업무자체에 대한 흥미나 만족은 높지만 보수체계의 열악함이 업무 지속에 방해가 되고 따라서 이들이 전직이나 이직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았다. Park [19] 또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의 직무만족 요인 중 동료 만족도와 직무자체 만족도가 매우 높은 반면 보수 만족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 연구에서 팀장 대상으로 병행한 심층면접에서도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팀장들은 수당의 부재와 호봉제도의 미비를 지적하였으며, 이러한 문제점은 높은 이직률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종사자들은 직무자체에 대해 만족하고 소명의식과 보람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의 역량 강화를 강조한 연구로서 Yi [23]는 종사자들이 다문화가족 지원업무를 전담하는 전문가 역량을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 지방정부, 지역대학, 연구기관 등의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지역에 적합한 교육과정을 개발해 종사자를 양성하고 전문성을 강화시키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Kim 등[13]은 종사자들이 인식하는 역량 강화를 위한 직무교육은 상담교육, 사례관리교육의 순인 것으로 보고하였다. 즉, 종사자들이 인식하는 고유 직무와 필요한 직무교육 중 가장 높은 순위를 보이는 것은 상담교육으로서, 이들은 특히 상담 역량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의 인력운용에 대해 질적 연구방법으로 접근한 Park과 Kim [21]은 인력운용의 가장 중심적인 현상이 ‘인력 부족’이라고 결론지었다. 몇 명의 종사자들이 수백 가구의 다문화가족을 맡아 상담, 취업연계, 네트워크사업에 이르는 고유 업무와 행정 처리까지 동시에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력 부족의 맥락적 조건으로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정체성, 종사자 교육의 필요성과 기존 교육의 문제점, 종사자 간 급여의 차이 등이 발견되었다. 또한 인력 운용에 있어 큰 문제는 팀원의 이직이 었다. 과도한 업무와 낮은 임금에 따른 스트레스는 이직의 원인이므로 종사자들은 인력난 해소와 함께 임금과 처우 개선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에서 나타난 센터 종사자들의 직무는 매우 다양하고 과중했다. 이에 비해 낮은 임금수준은 직무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직무 자체에 대해서는 보람과 사명감을 느낌으로써 종사자들의 직무정체성 인식에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방법

1. 연구문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주여성과 그 가족의 적응을 돕기 위해 한국어교육을 비롯하여 상담, 자조모임, 봉사단 운영 지원 등 상이한 성격의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대상자 모집, 네트워크 구축, 사업 실시 등의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문화가족에게 대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관리자의 직무이며, 이들의 직무 수행에 의해 서비스의 질이 결정되는 만큼 종사자 자신의 직무에 대한 경험 인식이 중요하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리자들은 직무에 대한 사명감과 만족감을 가지고 있으나 서로 연계성이 낮은 과다한 직무로 소진되며 직무정체성에 혼란을 경험한다. 이러한 모순된 현상과 그 배경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종사자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담당하는 직무는 무엇이며, 이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연구문제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리자의 직무 경험은 어떻게 인식되어 있는가?’로 설정하였고, 이에 대한 답을 도출하기 위한 심층면접 질문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관리자는 어떠한 직무를 하고 있는가?’로 시작하였다. 일부 연구참여자는 직무에 대한 경험을 진술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 수요자의 반응, 지역특성, 정책 집행의 문제점, 자신의 대처 방안 등을 비중 있게 진술하였다. 적극적으로 진술하지 않는 종사자에게는 하위 질문으로 ‘만족하는 직무’와 ‘불만족,’ ‘어려움,’ ‘문제점,’ 그리고 ‘대처 또는 해결하는 방안’ 등을 추가로 질문하였다.

2. 자료수집

자료 수집의 첫 단계로 지역은 도시와 농촌의 환경여건의 차이를 배제하기 위해 도시로 한정하고, 도시규모와 이용자의 다양성에 따른 센터의 역할을 고려해 서울특별시를 포함한 대도시, 수도권의 중소도시를 선정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의도적 표집방법과 눈덩이 표집방법으로 모집하였으며, 서울특별시의 2개 구, 대구광역시의 1개 구, 경기도의 3개 시 지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센터장, 국장, 팀장 등 10명이었다. 다양한 직무경험을 수집하기 위해 각 직위의 관리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센터의 규모 및 건강가정지원센터와의 병합여부에 따라 국장직을 두는 센터에서 국장은 행정기관과의 업무 협의, 지역사회 유관기관과의 사업 연계, 네트워크사업 유치 등 대외업무를 주로 담당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직원관리의 책임을 맡고 있다. 팀장은 전체 업무총괄과 유관기관 업무를 수행하며, 국장이 있는 센터에서는 단위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대상 센터와 연구참여자의 기본적 사항은 Table 1과 같다.

Interviewee Characteristics

연구참여자에게는 연구목적을 사전에 전화로 설명하고 참여에 대한 동의를 얻은 후 질문내용을 이메일로 미리 전달하였다. 심층면접은 2015년 4월부터 8월까지 연구자가 각 센터를 방문하여 센터 내에서 진행하였으며, 사전 동의를 구하고 녹음한 내용을 전사하여 활용하였다. 자료의 충분성을 위해 면접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까지 1회씩 진행하였으며, 2인의 경우 1회의 면접을 추가하였다.

3. 자료분석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리자의 직무는 현장에서 수행되므로 그 과정에서 이용자 또는 동료와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직무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현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리자의 직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상학적 접근이 적절하다. 현상학은 하나의 현상에 대한 개인의 체험에 초점을 두고 그들이 ‘경험한 것’과 그것을 ‘어떻게 경험 했는가’를 밝히는 질적연구방법이다. 현상학의 자료 분석은 자료로부터 개인의 ‘의미 있는 진술’을 찾아내는 단계, 의미 있는 진술에서 공통된 중심의미들을 찾고 주제로 발전시키는 단계, 경험의 본질과 경험을 둘러싼 맥락 및 조건들을 기술하는 심화단계로 진행된다[4].

본 연구에서는 Moustakas (1994)의 현상학적 자료 분석단계(as cited in Creswell [4])에 따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리자의 직무 경험에 대한 사례들을 비교해 중복되지 않는 ‘의미 있는 진술’들을 추출했다. 다음으로 의미 있는 진술들을 더 큰 단위인 ‘중심의미’와 ‘주제’로 결합하였으며, 주제를 중심으로 직무에 대해 ‘경험한 것’을 기술하였다. 다음으로 ‘어떻게 경험 하였는가’를 밝히기 위해 경험을 둘러싼 맥락과 배경, 조건 등을 사례로부터 찾아 ‘경험’과 연결시켰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를 바탕으로 직무 경험의 본질을 제시하였다.

결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리자들의 직무 경험과 인식에 대한 심층면접 결과로부터 의미 있는 단어와 문장을 추출하는 자료 수평화 과정을 거쳐 73개의 ‘의미 있는 진술’을 추출하였다. 의미 있는 진술들은 경험의 유사성 또는 차이를 중심으로 묶고 분류하는 과정을 거쳐 중심 의미로 축약하였다. 이를 더 큰 단위인 5개 주제로 범주화하였는데, ‘사업과 프로그램의 개발,’ ‘강점 살린 인력 배치,’ ‘네트워크 자원 활용과 조절,’ ‘이용자의 욕구 변화에 따른 대처,’ ‘통제 대 지원’ 등이다.

현상학적 연구에서는 개인적 경험과 동시에 경험의 배경이나 맥락, 조건 등에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를 참여자들의 직무인식에 대한 5개 주제와 주제별 중심의미에 대해 대표사례를 중심으로 제시한 후, 그 다음으로 경험들이 어떤 배경에 바탕을 두었으며 어떤 맥락에서 구체화되었는지의 순으로 제시한다.

1. 주제 1: 사업과 프로그램의 개발

1) 중심의미 1: 거시적인 안목의 프로그램 개발

사례 1이 생각하는 자신의 직무는 거시적 안목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중간관리자로서 경력과 경험에서 나온 안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센터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판단하고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이를 위해 준비하고 연구하는 과정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을 자신의 할 일로 인식하고 있었다.

관리자들이 프로그램 개발을 우선적인 직무로 인식하고 있는 배경에는 ‘단기적 사업’에 대한 문제 인식이 있다(사례 1, 2, 9). 사업에 대한 사전 안내나 문의 없이 예산을 ‘툭 떨어뜨려주고,’ 사업 종료 또한 실적 저조로 인한 것도 아니며, 중단 사유에 대한 안내조차 없는 시행방식에 대해 ‘장기적이지 못 하고,’ ‘들쑥날쑥한 예산 지원’으로 인식하였으며, 오히려 사업 필요성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진 상태였다.

“중간관리자들은 프로그램을 관리하게 되면 거시적인 안목이 있어요. 그러다보면 ‘이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우리가 한번 운영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그것을 기획하고 연구해야 되잖아요.” (사례 1)

2) 중심의미 2: 차별화, 특성화된 사업의 운영

관리자들은 다문화가족지원사업이 가족원 개개인에게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는 동시에 가족 전체를 참여시키는 통합적 프로그램으로 심화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심화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가족관계가 향상되는 등의 효과가 검증되면 이를 센터 고유의 ‘특화사업’으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센터를 ‘차별화’시키는 역할을 자신의 향후 직무로 인식하고 있다(사례 1). 한편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설치된 지역에는 도농 간의 격차, 도시의 규모 및 산업구조의 차이 등이 존재하나, 현재 사업은 지역의 특수성이나 인구규모, 참여자 모집의 어려움 등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일률적으로 전달되고 추진된다. 따라서 지역특성을 반영한 사업은 각 센터에서 네트워크를 동원해 독자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센터의 몫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므로 관리자들은 지역과 이용자의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되고 특성화된 사업의 운영을 중요한 직무로 인식하였다.

“강점을 개발할 수 있는, 장기적으로... 가족을 대상으로 소수 그룹으로 한번 해보고, 부부로 하고 자녀로 해보고 통합적으로 해보고... 그 가족이 변화된 것을 봐서... 그럼 정말 실질적인 우리 센터로서의 차별화된 사업을 한 걸로 드러낼 수 있는 것들이 되게 많아요. 우리가 한 구에서 특성화된 사업으로 20년, 30년이 되면 굉장히 독특한 사업, 가족만을 위한, ‘이 센터는 이 사업만을 한다.’” (사례 1)

이러한 직무는 전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사업이 동질화, 평준화 되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즉, 다문화가족정책 지원기관으로부터 사업이 결정되고 새로운 사업이 추가되면서 일종의 매뉴얼처럼 규격화되어 내려오고, 각 센터는 일률적으로 따라가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인식이 센터 운영의 한계로 작용했다(사례 1, 9). 이러한 배경에서 관리자들은 센터 고유의 사업을 자율적으로 개발하고, 세부 분야에 특성화, 특정 프로그램에 전문화시키는 직무를 절감하게 된다. 그런데 사업의 차별화 및 특성화를 고려할 때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하는 조건이 지역성이다. 우리나라 결혼이주 초기에 농촌지역으로 유입되던 이주여성들이 점차 대도시로 확산되면서 관리자들은 거주지역에 따라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제적 여건이 다르고, 이에 따라 지원여부와 정도를 차등화시킬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사례 2, 10). 이처럼 결혼이주여성의 개인적인 특성이 달라지고 재혼가족, 이혼가족 등이 생겨나는 변화의 맥락에서 지역과 수요자 특성을 반영한 사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복지관에서 오래 일을 했었거든요. 복지관에서는 프로그램이라든지 자유롭게 사업을 한 반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원단에서 아예 프로그램을 짜서 내려주는 형식이다 보니까요. 아무래도 많이 다듬어지고 규격화해서 전국적으로 평준화가 되는 느낌이에요.” (사례 9)

“저도 처음에는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제적 여건이) ‘다 어렵겠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닌 경우가 되게 많은 거예요. 센터에 나올 정도 되는 사람들은 남편이 승용차로 내려주고, 시어머니가 결혼반지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그런 여성들이 많아요.” (사례 10)

2. 주제 2: 강점 살린 인력 배치

1) 중심의미 1: 인력과 프로그램의 조합

종사자에 따라 전공과 경력이 다르고, 그에 따라 강점과 역량에 차이를 보일 수 있으므로, 팀원들의 강점과 프로그램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팀원과 프로그램의 효율적 조합을 만들어 전체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시키는 것이 관리자의 중요한 직무였다. 이를 위해 관리자는 인력 배치에 대한 마인드를 갖추어야 하며(사례 1), 전체 직원의 조화와 화합을 위해 직원 개개인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 또한 필요하다(사례 7).

“‘요 성향의 선생님(팀원)이 이런 거를 해봤기 때문에 이걸 잘 할 거라서 이 선생님이 했으면 좋겠다..’ 사업이 들어오면 나누는 것도 잘 나눠야 되는 것 같고... 일단은 팀장이 부지런하게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끌고 가려는 그게 진짜 제일 필요한 거 같습니다.” (사례 7)

관리자들이 인력배치 직무를 강조하는 배경은 인력관리와 관련된 다중 직무에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관리자들이 팀원들에게 적합한 사업을 맡길 때 일의 성과 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사업 수행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역할과중, 스트레스, 불만 등의 심리적 반응을 살펴야 하는 역할이 포함된다. 그러므로 과다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팀원이 사직할 경우 관리자로서 인력관리능력에 한계를 느끼거나(사례 3, 5) 후속사업의 진행에도 부담을 갖게 된다.

“자꾸 사람이 바뀌니까 ‘관리를 잘 못해서 그러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해야 할 거는 분명히 이만큼 있는데 (팀원이) 너무 힘들어해서 ‘그 해야 할 것을 좀 내려놔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사례 5)

2) 중심의미 2: 이직률 방지

팀원의 이직이 생기면 센터의 사업 운영에 지장을 받고 신규 채용과 직원교육 등 추가 업무가 발생된다. 따라서 팀원들이 이직 없이 장기적으로 근무하면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관리자의 주요 직무이며, 가장 힘들어하는 직무였다(사례 1, 4, 5). 사례 1은 행정부에서 우수 직원에 대한 포상이 있을 때 팀원을 추천해주어 직무만족도를 높여주는 기회로 활용하고, 사례 3은 진흥원에 수당 및 급여에 대한 개선 요구를 건의하는 공식적인 방식으로 직원의 이직을 야기하는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또한 많은 관리자들은 팀원들과 소통하고 분위기를 살피면서 정서적으로 지지해주고 공동체의식을 심어주는 사적 노력을 하고 있었다(사례 4, 5, 7, 8).

“‘이직을 생각하고 있고 너무 힘들어요.’ 그럼 제가 개인적으로 다독거리고 이럴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제가 유심히 잘 봐요. 여성가족부에서 포상이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을 세워줘요. 이번에 여성가족부 상을 받았어요(웃으면서). 상금 받았어요. 센터에서 자기를 알아주고 또 이력서에 한 줄을 (쓸 수) 있다는 게 어디예요? 조금 그거에 대해서 만족해하고.” (사례 1)

관리자들이 ‘인력 유지’와 ‘이직률 방지’를 중요한 직무로 인지하는 배경에는 ‘업무 과다’와 ‘낮은 보수체계’라는 직무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사회복지사 경력 13년차인 사례 8은 세 번째 직장인 현재 센터의 업무량을 지금까지 자신이 경험한 것 중 가장 많다고 진술하였다. 그만큼 업무의 절대량이 많은 것에 비해 인력은 부족하며, 과다한 직무는 자신의 생활의 질 뿐 아니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어렵게 만들어 가족의 불만을 낳기도 한다. 업무에 비해 ‘낮은 보수’ 문제는 가장 대처하기 어려운 직무였다. 종사자의 보수가 낮은데다 초과근무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사업별로 인건비가 책정되어 팀원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문제점은 불만과 이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건비 예산과 지출에 대해 지자체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관리자들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역할의 한계를 경험하기도 했다.

“여기가 세 번째 직장인데 최악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굉장히 많아요. 왜냐하면 업무량이 너무 많다보니까 지치더라고요. 위에서 내려주는, 요구하는 것들이 많고 해낼 수 있는 인력은 너무나 적기 때문에 어렵구요. 야근이 잦아지니까 가족들의 민원이 많이 들어와요. 그래서 자괴감이 들 때도 있어요. ‘내가 일을 잘 못하나? 시간관리가 안되나?’ 이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되는...” (사례 8)

3) 중심의미 3: 역량 강화

관리자들은 직원의 역량 개발과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직원들이 다문화가족을 만나고 지원하는 실무를 통해 역량이 개발되는 현장성을 가질 뿐 아니라 개인적 역량에 따라 사업성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센터장과 국장은 종사자들이 경력에 적합한 역량을 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며(사례 6), 지역사회의 협의체 등 대외활동에 참여를 권장함으로써 네트워크 사업에 필요한 자원을 발굴하는 실무능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역량은 교육과 외부활동, 즉 외적 동기에 의해서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개발, 강화될 수 있어 관리자들은 직원의 교육과 활동을 지원하며 자신도 참여하고 있었다(사례 1, 4, 8).

“내가 강조하는 것은 ‘각자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어디 가서든지 인정받고 잘 할 수 있다’ 하니까 결국은 다 자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사업에서 주체가 되서 책임지고 하고, 거기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하고...” (사례 6)

관리자들이 인력의 ‘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맥락은 직무교육기회와 지원이 부족한 현실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들은 대학에서 ‘다문화’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다문화’ 관련 소양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일을 시작한다. 따라서 종사자들에게 ‘다문화’와 관련된 소양교육, 직무교육의 경험이 절실히 필요하나 실제로는 교육과 연수 등의 지원이 부족하다. 이러한 인식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수퍼비전 체계가 다른 사회복지시설에 비해 취약하고 구성원에 대한 조직의 지원이 제한적이라는 Choi [2]의 지적과 같은 맥락이다.

3. 주제 3: 네트워크 자원 활용과 조절

1) 중심의미 1: 지역사회 자원의 활용

네트워크사업은 센터의 자체 사업비로 진행할 수 없는 프로그램과 행사에 비용을 지원해줌으로써 관리자들에게 일종의 ‘자원’으로 인식되었다. 관리자는 이러한 자원을 발굴하고, 센터 고유의 목적과 연계시켜 양자에게 득이 되는 사업으로 구체화시키며, 네트워크사업 제공자의 지원과 다문화가족을 연결하는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사례 2, 5, 7). 사례 5를 비롯해 네트워크사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관리자들은 사업으로 인한 업무와 부담이 컸지만 그 과정에서 센터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받아 다문화가족의 특수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사업들을 추가로 추진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였다.

“센터가 예산을 받아서 운영하지만 한정적이잖아요. 결국은 지역사회 협조를 받아서 다문화가족에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 중심에 저희가 있는 거고... 저희가 가진 다문화 어머니들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사업과 복지서비스를 제공해드릴 수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례 5)

네트워크사업의 수행이 시간과 인력을 소진시키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들이 이를 ‘자원’으로 인식하는 배경은 지자체 내에 있는 복지기관이나 행정기관과의 협의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네트워크사업이 활성화된 센터의 경우 지역의 여러 기관들이 ‘지역사회협의체’를 구성해 다문화사업을 공동으로 고민하기도 하고 서로 사업을 연계시키며 홍보해줌으로써 센터의 사업 수행에 효율성을 더해주었다(사례 4).

“동 주민센터든 복지관이든 다문화에 관련된 일이다 그러면 일단 저희 센터에 문의를 주고 다음에 공문을 정식으로 요청해서 ‘참여하고 싶은 분 추천해 달라...’ 저희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은 결국 지역사회복지협의체든 다양한 사례관리를 해서 공동으로 고민할 수 있어서 구청에 사례관리팀 쪽이라든지...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활성화 돼 있어요.” (사례 4)

2) 중심의미 2: 네트워크 제공과 수혜의 조절

네트워크사업은 센터의 사업을 위한 자원이 되지만 네트워크 사업을 원하는 기업과 단체가 쇄도하는 가운데 이들의 지원 의도와 구체적 지원내용이 센터와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선별하는 일은 중요하고도 어려운 직무였다(사례 1, 5, 7, 8, 9). 지자체에서 주관하거나 지역사회 기관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필요한 행사인 경우 업무 부담을 이유로 거절할 수 없는 현실에서 어느 정도까지 네트워크사업을 수용하는가를 결정하는 일 또한 관리자에게 부담을 주었다(사례 4, 8).

네트워크사업 제공자는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센터에 사업비를 지원하면서 ‘가족단위 동원’ 등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도 한다.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사업 역시 ‘내세울 수 있는’ 홍보 효과를 위한 것으로 관리자들은 인식하고 있었다(사례 2). 그런데 네트워크사업은 순기능 이외에 추가 업무 부담, 종사자의 스트레스, 투입되는 인력 대비 보상 문제 등을 심화시킨다(사례 3). 그러므로 네트워크사업자의 동기와 효과에 대한 의문, 추가되는 업무부담은 네트워크사업 요청자의 사업목적을 검토하고 불가피하게 가려내는 직무를 발생시키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이런 사업을 해보면 어떻겠느냐?’ 라는 제안이 들어와서 기획해보고 ‘하자’ 해서 저희가 위탁받은 거죠. 복지도 워낙 많잖아요? 이제 복지도 좀 특이하고 차별화된 복지를 원하잖아요. 공무원들은 좀 튀는 거, 내세울 수 있는 거, (이 사업이) 그런 것 중에 하나고...” (사례 2)

4. 주제 4: 이용자의 욕구 변화에 따른 대처

1) 중심의미 1: 이용자의 욕구 변화 파악

센터를 이용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연차가 늘어나면서 이들은 자녀를 출산, 양육하고 학교를 보내는 부모 역할을 하며 자녀와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결혼이주여성들이 이주국에서 직면한 양육과 학부모 역할은 낯설고 어려운 과업이며, 도움과 정보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종사자들은 이들의 자녀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는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사례 5). 한편 센터의 주력사업인 한국어교육의 이용자도 점차 세분화되면서 직장인을 위한 주말반 등 욕구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처럼 이용자들의 구성과 욕구 세분화 등 변화 양상을 파악하고, 변화된 욕구와 필요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사례 4)이 종사자들의 직무였다.

“연차에 따라서 약간 요구가 달라요... 한국어교육을 두세 개만 해도 되지만 저희는 올해 4 단계까지 늘렸어요. 또 직장 다니면 (평일에) 못하는 분들 위해서 주말반... 변화가 크진 않지만 그래도 한 해 한 해 이분들의 욕구를 충분히 파악한 다음에 반영해가지고...” (사례 4)

2) 중심의미 2: 대처방식의 변화 시도

센터 종사자들을 가장 소진시키는 업무는 프로그램 참여자 모집이었다. 이용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교육프로그램의 경우 모집이 더욱 어렵고, 모집 후에도 참석을 유지하기 위해 당일까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했다. 따라서 이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고 보다 효율적인 대처방식을 고민하게 되는데, 동원성 행사인 경우 상황을 솔직하게 알리면서 협조를 요청하고 선택하도록 하거나(사례 7), 무료교육을 당연시하고 교육보다 선물에 더 관심을 두는 태도에 자부담을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하는 사례(사례 4), 적극적인 참여자들로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활용하려는 사례(사례 8) 등은 이용자의 성향과 상황에 맞게 대처방식을 시도하는 관리자의 직무를 보여준다. 사례 8은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에도 불참과 지각이 많아 운영이 어려우며, 결과적으로 사업비 투입에 비해 효과에 의문을 갖게 되는 경험이 반복되자 이용자의 참여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의식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의식교육은 이용자들이 센터에서 받은 교육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능력과 궁극적으로는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적응해야할 상황이 변화될 때 마다 센터에서 지원해주기 보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하는 가운데 역량이 강화되고 자립능력이 길러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더라도 어떻게 잘 정착할 수 있는지, 자존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요. 그래서 저희는 의식교육이라고 표현하긴 하는데, 모든 프로그램 초반에 목적이 뭔지, 왜 기획했는지,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이용자들한테 굉장히 자세하게 설명하는 편이예요. 재작년부터 꾸준히 해왔어요. 작년, 올해 굉장히 달라지고 있어요. 시간도 잘 지키고, 끝나고 정리하고, 뭔가 같이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바뀌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해야 하는구나’라는 확신이 더 생겨요.” (사례 8)

이용자의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인식은 결혼이주여성의 감소 추세라는 거시적 맥락에 바탕을 둔 것이다(사례 3). 그런데 이용자의 변화는 센터의 운영과 프로그램 진행에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 초기입국여성이 줄어들면서 기초 생활적응을 지원하기 보다는 기존 이주여성의 자립과 사회 적응,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정책으로 변화되어야 하는 시점임을 제기하는 사례 3은 센터의 ‘대처방식의 변화’에 대한 맥락적 배경을 보여준다.

“결혼이민자 수는 확실히 줄었어요. 그러니까 한국어교실이라든지 초기적응 위주로 했던 거는 좀 줄이고 사회에 통합해서 살 수 있는 프로그램 쪽으로 가는 게 필요할 거 같다는 생각이... 자세를 바꾸어주는, 예를 들면 지도자 교육이라던지 그런 게 너무 중요하다는 거예요. 다문화가족이라는 하나의 집단, 세력이 사회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리더를 키우고 그 리더가 또 다른 사람들 도와줘서 뭐랄까.. 수준 높은 시민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돼야 되지 않을까...” (사례 3)

5. 주제 5: 통제 대 지원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자체로부터 사업예산을 받고 지자체의 특성을 반영하는 사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예산을 심의하는 구의회, 예산을 집행하는 구청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관리자들은 대체로 예산 집행 과정에서 지자체의 담당자에 따라 운영지침의 잣대가 달라 눈치를 보아야 하는 직무상황, 예를 들어 예산 수립시 반영하지 못했지만 추가로 발생한 외부행사 교통비와 같은 소액 경비도 자신의 재량으로 집행할 수 없는 유연하지 못한 현실을 경험했다(사례 1, 2). 진흥원의 행정 지원방식도 지원이라기보다 ‘실적 위주’의 평가 또는 점수로 센터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인식하며, 그 관계 또한 ‘상하관계’처럼 인지되어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사례 6, 9). 반면 지자체와 구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센터의 관리자들은 구청과 업무관계를 상호협력적인 것으로 인지하였다.

“모든 것을 평가, 규제 위주... 너무 중앙집중식의 지시형, 점수 깎고 이런 걸로써 관리를 하려는, 이런 문제점이 많다... 사회 복지 쪽 보면 상당히 자율성이나 재량권 인정하는 것에 비해 같은 국가 기관인데, 모든 규제나 이런 게 굉장히 깐깐하게 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사례 6)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지자체와의 관계를 ‘협력적 관계’로 인식한 센터의 경우 관리자의 오랜 경력, 담당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 적극적인 추진력을 보였던 선행조건이 ‘지원’이라는 긍정적 경험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사례 4). 그러나 대부분의 종사자들은 지자체와의 관계를 ‘통제’로 인식하였는데, 특히 대체휴무, 육아휴직에 대한 통제를 인식한 배경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실천하는 기관이라는 정체성이 자리 잡고 있다(사례 3).

“처음부터 구청이라던지 아니면.. 네트워크가 되는 상태는 아니었어요. 사람(담당자)이 계속 바뀌다보니까 자주 일부러 제가(구청에) 들어갔어요. 공문 하나 있으면... 그 다음에, 공무원들이 1, 2년 만에 다른 데 가잖아요? 그걸 다 관리를 했어요. 어디로 갔고... ‘축전이라도 보내면, 그동안 고생했으니까..’ 그런 식으로 한 몇 년 하다보니까 자원이 되더라고요. 그분들이 저희 센터를 기억하세요. ‘여기 좋은 프로그램 많았었지...’” (사례 4)

“육아휴직 가는 사람이 받는 급여를 일부 부담을 해야 되는 거예요. 근데 저희는 이미 1년 예산 다 짰고, 그러니까 그 대체인력으로 1호봉 밖에 못 뽑는 거예요. (육아휴직자가) 눈치 볼 수 밖에 없죠. 모순이죠. 저희가 사실은 일, 가정 균형을 촉진하는 기관인데...” (사례 3)

논의 및 결론

이상의 주제와 각 주제의 하위범주에 대한 분석에서 나타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리자들의 직무 경험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1. 방대한 직무스펙트럼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이용자들을 일 대 일로 만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부터 이들을 대신해 지자체 및 행정부에 정책적 제안을 하는 것까지 여러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관리자들이 경험한 자신의 직무는 그 스펙트럼이 방대하고 다양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즉, 1명의 관리자가 한 두 가지의 사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거나 또는 센터의 대표자로서 대외업무에만 몰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아주 세부적인 업무부터 거시적인 업무에 이르기까지 여러 수준의 업무를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하고 있었다. 이처럼 방대한 스펙트럼의 직무특성은 결과적으로 업무 과중과 스트레스, 소진, 역량에 대한 회의로 이어진다.

그런데 관리자들이 자신의 직무경험을 ‘방대한 스펙트럼’으로 인식한 것은 센터의 사업이 단기적인, 1회성이라는 문제와 관련 있다. 즉, 단기적으로 사업을 실시하다보니 다양하고 많은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며, 크고 작은 사업과 프로그램들을 모든 종사자들이 나누어 맡게 되는 것이다. 근본적인 인력 부족 또한 한 사람이 다양한 사업을 맡게 되는 선행요인이다. 직무의 스펙트럼을 추가시키는 또 다른 요인은 행정 업무이다. 센터의 사업규모가 점차 커지고 단위사업이 추가되면서 행정업무도 증가하지만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이 따로 없기 때문에 중간관리자가 예·결산과 회계, 이에 대한 보고서 작성까지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어 스트레스가 크다. 그러므로 관리자들은 행정 인력을 따로 두고 있는 사회복지기관의 직무환경과 비교해 행정업무가 전반적인 인력부족 현상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Park과 Kim [21]의 연구에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인력 운용과정에서 일어나는 가장 중심 현상이 인력 부족으로, 소수의 직원이 상담, 취업연계, 네트워크사업 뿐 아니라 행정적 업무까지 맡고 있는 실태를 보고한 것과 유사한 것이다. Choi와 Chang [3] 역시 센터의 소수 인력으로 인해 역할 분담이 제한되고 업무과중으로 이어져 종사자들이 소진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한 것이나, Jung [9]이 센터의 과다한 업무가 다양하면서도 연계성이 없는 내용으로 종사자들의 직무만족도를 저하시킨다고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을 보여준다. 특히 관리자들이 인력부족을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는 것은 사회복지시설과의 상대적 비교에 의해 더욱 강화된다. 이는 직무에 투입된 시간과 노력 대비 금전적 보상, 승진 등의 산출을 다른 사람과 비교한 결과가 직무만족수준을 결정한다는 형평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본 연구에 참여한 관리자들이 방대한 수준의 직무를 하고 있다는 인식은 이들의 직무만족도를 낮추고 전문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 직무소양과 직무환경의 관련성

만성적인 인력난과 업무 부담에도 관리자들을 지탱해주는 원동력은 직무에 적합한 적성, 일에 대한 사명감, 보람 등의 직무소양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일이 재미있고,’ ‘대상자들에게 꼭 필요하니까 일하는 사람으로서 그 정도는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과다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또한 현장에서 만나는 결혼이주여성들이 미래에 대한 ‘목표’와 ‘꿈’을 갖고 교육에 참여하고 ‘성장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갖게 되는 변화에 보람을 느끼며, 그들로부터 ‘좋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느끼는 지지감은 관리자들이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는 지지원이다. 이는 Park [19]이 관리자 대상 심층면접에서 직무 자체에 대해 만족하며 업무에 소명의식과 보람을 느낀다고 한 결과와 같은 현상이다. 그러나 인력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관리자의 책임감과 보람 등 직무 소양에 의존해 유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사업의 질을 떨어뜨리고 관리자들의 역량 개발 기회와 전문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문제가 있다.

한편 이들이 직무의 ‘방대한 스펙트럼’에서 오는 소진과 스트레스를 견디는 것은 동료들의 정서적·심리적 지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리자들이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같이 공감해주고 지지하는 역할과 노력은 종사자들의 신체적, 심리적 부담을 완화시키는 기재이다. 이처럼 동료들 간에 지지를 주고받는 관계는 인력 부족, 낮은 보수와 더불어 직무환경의 한 하위요소가 된다. 관리자들이 직무소양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직무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것에 비해, 동료의 지지는 이러한 부정적인 직무환경 경험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동료에 대한 만족이 다른 직무만족요인에 비해 높게 나타난 Park [19]의 조사 결과, 그리고 동료에 대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던 Kim [14]의 조사 결과와 유사한 맥락으로 이해된다.

3. 직무 정체성

관리자들은 자신의 직무를 ‘결혼이민자의 복지를 위한 일,’ 결혼이민자를 직접 만나는 일,’ 그리고 이를 위해 ‘현장에서 직접 뛰는 일,’ ‘몸으로 뛰는 일’ 등으로 규정했다. 즉, 이들은 직무 정체성을 ‘현장성’에 두고 있다. 또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다문화 가족에 전문화된 기관,’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관’이므로 자신의 직무 또한 ‘공식적이고 승인된 타이틀을 갖고 있다’는 정체성에 의미를 두고 있다.

그러나 정체성을 방해받는 경험도 종종 일어난다. 현장에서 몸으로 뛰는 일이나 낮 시간대에 이루어지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사업은 요구되는 ‘실적’ 이상으로 열심히 해내지만 그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할 여력이 없어 ‘사업을 열심히 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더구나 이들의 정체성이 사회복지기관과 비교되면서 관리자들은 혼란을 경험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대상자를 직접 만나고 현장으로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사회복지시설과 유사하나, 관리자들은 사회복지시설에 비해 규모, 예산과 인력이 적으며 사업운영방식이 다르다는 인식을 빈번히 표출했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과정에서 사회복지관은 ‘행정부로부터 자율성과 재량권을 인정받는’ 것에 비해 센터는 지시와 규제받고 있다는 환경적 차이에 대한 불만이 많이 표출되었는데, 이는 직무 정체성의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사회복지시설의 환경을 근거로 직무환경에 대한 불만족이 표출되는 현상은 사회적 차원에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 직무만족도가 형성된다는 Choi 와 Chang [3]의 견해를 지지하는 것이다.

한편 센터의 정체성을 찾고 위상을 확립하는 데는 네트워크사업이 도움이 되었다. 특히 일부 센터는 지역사회에서 다문화가족을 지원하는 주민센터, 경찰서, 보건소,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행정기관 뿐 아니라 유사 복지기관들과의 네트워크사업 경험을 축적시키면서 허브역할을 하는 중점기관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또한 이들은 센터에서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다문화 가족에게 전문상담, 의료, 법률 자문 등의 전문적인 서비스를 지원해주었다. 이러한 지원은 지금까지 네트워크사업을 하면서 얻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원이다. 나아가 이러한 자원을 발굴해내는 직무경험은 관리자들에게 센터를 지역의 허브로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준다. 센터가 다문화가족 서비스 제공기관의 중심에서 허브 역할을 한다는 것은 유사기관들로부터 그 역할을 인정받고 지지받고 있으며 그들을 자원화 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관리자들이 네트워크사업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나타난 긍정적 직무 경험은 기존 연구의 결과와 차이를 보여준다. 선행연구에서는 주로 종사자들의 과다 업무, 낮은 보수, 소규모 조직 등 직무불만족 요인과 그로 인한 소진, 스트레스, 이직 등 부정적 경험들을 주로 밝히고 강조한 반면 본 연구에서는 네트워크사업이 업무를 추가시키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들에게 긍정적 경험과 고유한 직무로 인식되었다는 점이다. 나아가 관리자들이 네트워킹 직무를 통해 센터를 ‘허브’로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정체성 형성에 도움이 된 연구 결과는 향후 관리자의 역할 및 직무의 방향을 제시해준다.

이상의 관리자들이 경험한 직무의 본질을 바탕으로 두 가지 방향에서 결론을 제시하면 첫째, 관리자의 직무 방향에 대한 것으로 센터가 지역사회의 ‘허브’ 기관이 된 데는 관리자들이 적극적으로 네트워크사업을 유치하고 초과근무를 감수하면서 성과를 거둔 역할과 노력이 선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관리자들은 ‘네트워크사업이 많아질수록 직원이 힘들어진다’는 양면성을 인식하게 된다. 또 네트워크사업 제공자가 ‘다문화가족의 복지나 정착’에 대한 관심보다는 1회성 ‘생색 내기’에 그치거나 지자체가 갑자기 사업방향을 전환할 때는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따라서 네트워크사업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고려한 선택적 조절이 필요한데, 센터가 지금처럼 지자체와 기업의 사업을 대행하고 위탁받는 역할보다 다문화가족을 위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연계하는 ‘네트워킹’ 역할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특히 관리자들은 지원기관과 기업을 발굴, 정보 공유, 지자체 내 유사기관들의 강점과 지원기관의 지원목적을 조합한 연계업무를 중점적으로 전담하는 네트워크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관리자 직무의 또 다른 방향은 교육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관리자들이 결혼이주여성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의식교육을 통해 목표와 꿈을 설정하게 되고, 선호하지 않았던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변화를 경험한 사례는 관리자들이 이주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역량 강화를 지지해주고 필요한 교육을 개발, 제공해주는 직무에 전문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관리자들이 교육적 지지를 제공하는 직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교육방식과 효과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며, 역량 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조직운영에 대한 교육을 권장한 센터장의 영향으로 교육에 참여했던 사례 8은 자신의 교육경험을 프로그램 운영에 적용해 긍정적 효과를 감지하고 있었다. 이 사례는 교육경험이 관리자의 직무수행에 효과적이며 동시에 교육대상자에게 역량 강화와 같은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 또한 중요한 직무임을 보여준다.

둘째, 다문화가족지원정책의 향후 방향에 대한 제안으로서, 관리자들이 현재 센터의 사업을 매뉴얼화되고 평준화되었다고 보는 인식이나 ‘내려주는’ 사업과 지침에 따라 수동적으로 직무를 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 인식은 다문화가족지원사업에 대한 정책적 인식이 변화되어야 하는 시점임을 시사한다. 변화의 방향으로는 초기입국자 감소를 고려할 때 초기 생활적응에 필요한 보편적 교육에서 기존 가족의 역량 강화, 사회통합을 위한 교육과 지원으로의 전환, 그리고 전국적으로 일률적인 사업단계에서 지역의 수요자에 초점을 맞춘 사업을 센터별로 개발하는 지역 친화적인 사업 단계로의 전환을 고려할 수 있다.

사업과 프로그램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인력 배치와 유지이나, 근본적인 인력 부족으로 인해 한 사람이 많은 양의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는 현실은 종사자의 ‘이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관리자에게는 ‘인력 배치의 어려움’을 주었다. 이들의 경험은 일반적으로 복지업무 현장에서 업무특성, 조직특성이 종사자의 소진에 영향을 미치며, 소진은 직무불만족과 이직의도에 영향을 준다는 선행연구[3, 8]의 결과와 동일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관리자들이 인력관리를 언급할 때 같이 거론되는 것이 보수문제였다. 즉, ‘낮은 보수’는 현재와 같이 공동체의식을 강조하면서 사명감에 의존하는 인력 유지방식을 어렵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우리나라가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시점에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사회복지시설 또는 공공시설과 동일한 체계로 운영하는, 즉 보수체계와 직급 및 승진, 근무시간 및 육아휴직, 대체휴무 등 종사자들의 근로조건과 복지의 운영체계를 갖춘다면 지자체와 담당자에 따라 다른 잣대로 해석할 수 있는 비체계적인 운영문제와 이로 인한 부담 및 불만을 해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들이 소집단의 소수인력이 가진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고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긍정적 경험을 통해 다문화가족의 복지에 전문화된 기관으로서 허브 역할로 자리 잡는데 기여하고 있는 결과를 발견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직무에 초점을 둔 연구로서 직무만족이 연구참여자의 직무인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상을 일부 발견하면서도 이에 대한 경험을 다루지 못한 한계가 있다. 관리자들의 직무 경험의 복합적 구조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직무경험으로부터 나타나는 직무만족과 그 하위요인, 영향요인과 같은 배경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 나타난 지역 특성과 지역의 수요자 특성에 맞춘 사업의 사례를 발굴하는 후속 연구도 필요하다.

Notes

The author declared that she had no conflicts of interest with respect to her authorship or the publication of this article.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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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Table 1.

Interviewee Characteristics

Case Position Year of start working Major in college Region Year of center establishment
1 Director 2013 Family studies Seoul 2010
2 Team manager 2010 Family resource management Seoul 2010
3 Head of center 2013 Family resource management Seoul 2010
4 Director 2008a) Theology/adolescent studies Seoul 2011
5 Team manager 2011 Child-family studies Seoul 2011
6 Head of center 2007 Child-family studies Daegu 2007
7 Team manager 2007 Child-family studies Daegu 2007
8 Team manager 2010 Social welfare Gyeonggi province, Y city 2010
9 Head of center 2007 Social welfare Gyeonggi province, A city 2007
10 Team manager 2012 Child studies Gyeonggi province, K city 2010
a)

Case 4 was started in working in multicultural family team in the Healthy Family Support Center before 2011.